다이어리

인연설-한용운

동편 2008. 5. 20. 16:48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합니다.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헤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고 싶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작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한다는 증거요.

가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잠시라도 함께 할 수 있음을 기뻐하고,

더 좋아지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

애처롭기까지만 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 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그 사람의 기쁨이라 같이 기뻐하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않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그렇게 당신을 사랑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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