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나이가 들어 맞는 명절

동편 2011. 2. 3. 12:59
나이가 들어 맞는 명절

나이가 들어 맞는 명절

“나이 쉰이 넘어야

비로소 여자를 안다고

나이 쉰이 넘어야 비로소

사랑을 안다고

나이 쉰이 넘어야

비로소 세상을 안다고

늙은 소나무들은

이렇게 말하지만

바람 속에서 이렇게 말하지만.“

신경림 시인의 <늙은 소나무. 밀양에서>

라는 시의 전문이다.

나이 어려서는 명절이 오는 것이 무척 기다려졌는데,

나이 들수록 명절이 다가오는 것이 귀찮아지고,

그리고 지금은 더 쓸쓸하고 외롭다.

나이 오십을 넘으면 세상을 그윽하게 관조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나이 들수록 더 두리번거리기만 하고

나이 들수록 적막하기만 하니,

나이란 무엇인가?

여자도 제대로 알아야 하고, 사랑도 세상도 제대로 아는 나이가

훨씬 넘었는데,

생각해보면 문자文字로만 알지, 제대로 아는 것 같지도 않고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생각하니

설날 아침이 더 어둡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