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의 영웅 스티브 잡스를 추억하며...
한 시대의 영웅 스티브 잡스를 추억하며,
한 시대의 영웅 스티브 잡스가 서거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동안 가만히 있었습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으로 가는 급행열차, 아니 비행기를 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생애를 값지게, 의미 있게 사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난과 실의의 세월을 견디면서
짧지도, 그렇다고 길지도 않은 생애를 전투적으로 살았던 사람,
그래서 그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했지요,
“시간은 한정…타인의 삶 사느라고 시간을 허비하지 마십시오." 라고,
자신의 이익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살았던 사람이 바로 스티브 잡스였습니다.
언젠가 스티브 잡스의 좌우명을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늘 갈망하고, 늘 어리석어지라”고,
그는 삶과 죽음의 의미를 깨달았던 많지 않은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곧 죽을 거란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인생에서 커다란 선택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가장 중요한 도구입니다. 외부의 기대, 자부심, 좌절과 실패 등은 모두 죽음 앞에서 덧없이 사라지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입니다."
이 얼마나 의미심장한 말인지요?
부처도 오래전에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을 발판 삼아 생사를 벗어나고, 고해를 벗어나고, 두려움을 벗어나는 것을 궁극의 돌아갈 곳으로 삼아야 하며, 세상의 모든 것이 공空이어서 우리가 알아낼 생사生死가 없다는 것을 앎으로써 생사고해를 벗어나 모든 고액苦厄에서 초탈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을 두고 수많은 현자들이 이런 저런 말을 남겼는데, 러시아의 작가인 톨스토이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죽음 대신 빛이 있었다. 끝났다고 옆에서 누가 말한다.
그 말을 듣고 입속에서 되뇌었다. 죽음은 끝났다고.“
그렇습니다, 그의 생애는 항상 불안했고, 불안과 역경 속에서, 그 역경을 새로운 창조행위로 탈바꿈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매 시간을 마지막 시간으로 여기고 전쟁터에 나간 전사戰士처럼 살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남긴 메시지를 기억합니다.
"우리는 앞을 바라보면서 점들을 연결할 수는 없다. 오로지 뒤를 바라볼 때만 우리가 찍어온 점들을 연결할 수 있다. 그러니 (내가 찍는) 점들이 미래에 어떤 식으로든 연결된다고 믿어야만 한다."
스티브 잡스에게 평온한 來歲, 한가한 내세가 있기를 기원하면서 그를 위해 헤르만 헤세의 1950년의 <편지> 한편을 보냅니다.
“죽음의 소리는 사랑의 소리입니다. 우리가 긍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가장 위대하고 영속적인 생활과 변형중 하나로서 받아들인다면, 죽음이란 감미로울 수 있습니다.”
어떤 시인은 “의식의 맨 끝은 죽음”이라고 말했는데, 머지않은 시간에 다가올 우리들의 죽음의 소리도 그렇게 감미로울 수가 있을까요?
신묘년 시월 초이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