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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참으로 부유한 사람인가?

동편 2012. 3. 8. 11:30

어떤 사람이 참으로 부유한 사람인가?

어떤 사람이 참으로 부유한 사람인가?

 

“부유함에 있어 항상 만족을 아는 이보다 더 부유한 사람은 없고,

고귀함에 있어 능히 세속을 벗어날 수 있는 사람보다 더 고귀한 사람은 없네.

가난함에 있어 식견識見이 없는 이보다 더 가난한 사람은 없고,

미천함에 있어 줏대가 없는 사람보다 더 미련한 사람은 없나니

몸에 장기長技가 하나도 없는 것이 바로 막힌 것이요,

벗이 사방에서 찾아오는 것이 바로 뚫린 것이라.

평생의 부귀영화라도 요절夭折에 불과하고

만대에 이르는 영원한 믿음이라야 장수長壽한다고 할 것이다.“

 

富莫富於常知足 貴莫貴於能脫俗 貧莫貧於無見識 賤莫賤於無骨力

身無一賢曰窮 朋來四方曰達 百歲榮華曰夭 萬世永賴曰壽

 

중국의 사상가 이탁오李卓吾의

<부유함에 있어 항상 만족을 아는 이보다 더 부유한 사람은 없다.(富莫富於常知足>

라는 글이다.

 

인생이 길지도 않고, 사는 것이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다.

그저 몸 누일 공간이 있고, 좋아하는 책 몇 권에

마음 나눌 친구 몇 사람만 있어도 족할 것인데,

가끔씩 생각하면,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갖고자 하며 살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사람은 얼마나 오래 살고 얼마나 행복한 삶을 보내는가?

 

“사람의 수명이라는 것은 길어서 백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백년의 반은 잠과 꿈으로 보내고, 반은 병과 슬픔으로 보내고, 또 그 반은 요람搖籃과 노쇠老衰 속에서 보냅니다. 남는 것은 겨우 1할이나 2할밖에 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들처럼 포류잔질蒲柳殘質한 인간은 그 백년의 수명조차 바랄 수 없습니다.“

 

장탄蔣坦의 <추등쇄억秋燈瑣憶> 중에 추부秋芙의 말이다.

 

잠시 살다가 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래서 그 인생이 아쉽고 서러워서 그런지

사람들이 저마다 힘 있을 적에 한 자리하고,

힘 있을 적에 한 밑천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그것이 그렇게 좋은 것이라면 그렇게 해야지’ 하면서도

그 알량한 싸움을 바라보는 마음은 편치가 않다.

이 또한 그 싸움을 시작하지도 또한 한 번도 이겨보지도 못한

못난 사람의 억눌린 푸념인지도 모르겠다.

밤은 깊어 가는데, 시간은 흐르는데,